수면 시리즈 Ⅱ _수면에 대한 의학 속설

지난 시리즈에 이어 메디컬뉴스투데이에서 소개한 수면에 대한 의학 속설을 더 알아보려한다.
그 중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수면시간을 둘러싼 속설의 일부를 살펴보자.

1. 모든 사람은 8시간이 필요하다.
인간 생물학의 많은 측면과 마찬가지로, 수면에도 일률적인 접근법은 없다.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수면을 취하는 건강한 젊은이들과 어른들에게 7~9시간이 적절한 양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수면 시간은 이렇게 단순하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필요로 하는 수면의 양은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다양하다.

-신생아들은 14-17시간이 필요하다.
-영아는 12~15시간이 필요하다.
-유아는 11-14시간이 필요하다.
-미취학 아동은 10-13시간이 필요하다.
-취학 연령의 아동은 9-11시간이 필요하다.
-10대들은 8-10시간이 필요하다.
-성인은 7~9시간이 필요하다.
-노인들은 7~8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몸이 잠을 덜 필요로 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다.
7~9시간 미만의 잠을 잘 수 있도록 우리 몸을 적응시킬 수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 슬프게도 이것은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체 기능을 위해 6시간 미만의 수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비록 어떤 사람들은 덜 자도 괜찮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과학자들은 그들이 감소된 수면 시간의 부정적인 효과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밤 6시간 또는 그 이하로 잠을 자는 사람들은 수면부족에 익숙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몸이 더 적은 수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교통연구소의 수면 전문가인 신시아 라잠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깨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에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더 낮은 수준에서 신체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 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결국 수면부족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신체가 잠을 덜 자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몇몇 사람들은 매일 밤 6.5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면서도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매우 드문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마도 스스로 훈련해서 습득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2. 낮잠은 건강에 해롭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밤에 숙면을 취하기 위해 낮잠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전날 밤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 낮잠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 20분 정도가 충분한 낮잠 길이다. 이는 신체가 재충전할 충분한 시간을 준다. 이것보다 훨씬 더 오래 자는 사람은 깊은 잠에 들 수 있고 깨어나게 되면 오히려 몸이 더 찌뿌둥해질 수도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시에스타(점심 이후의 낮잠)"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적으로 우리 몸은 이른 오후에 에너지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그 무렵 낮잠을 자는 것이 밤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포유류의 대다수는 다상 수면자(polyphasic sleeper)인데, 이는 하루 동안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잠을 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낮잠의 영향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에 의하면 수면부족이 없는 사람들의 낮잠은 ‘주관적·행동적 개선’을 가져오고 ‘기분이 좋아지고 졸음과 피로에 대한 주관적인 수준’이 개선된다고 한다. 또한 연구를 통해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덧셈, 논리적 추론, 반응 시간, 상징 인식"과 같은 업무에서 향상된 성과를 경험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낮잠이 같은 것은 아니다. 낮의 지속 시간과 낮잠의 빈도와 시간 등에 따라 그 차이가 크다. 한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역학 연구에 의하면 일주일에 여러 번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을 통해 심혈관계와 인지장애의 위험이 감소하게 된다.”

동시에 연구자는 낮잠과 관련된 요인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인정했다.

만약 개인이 낮에 심한 피로를 경험한다면, 이것은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의 징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3. 잠을 많이 자는 것이 항상 더 좋다.
많은 사람들이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함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긴 시간을 규칙적으로 잔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더 긴 수면 시간과 더 나쁜 건강상태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6년 동안 276명의 성인을 추적한 한 연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평균 시간 수면자 대비 단시간·장시간 수면자의 비만 발병 위험이 각각 27%, 21% 증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이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에 대한 분석을 통제했을 때에도 일관되었다. 일부 연구원들에 따르면, 수면 시간은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Sleep’지에 실린 메타 분석은 "잠의 짧고 긴 지속시간 모두 미래의 인구 연구에서 사망에 대한 중요한 예측 변수"라고 결론 지은 바 있다.

4. 수면부족은 치명적일 수 있다.
수면부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과학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한 그것은 실현 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왜 이 속설이 뿌리를 내렸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증명할 수 있듯이 수면 부족은 끔찍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랜디 가드너(Randy Gardner)의 사례를 통해 극심한 수면부족이 치명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965년 가드너는 16살이었을 때 수면 부족 실험에 참여했었다. 총 11일 24분 동안 깨어있었는데 이는 264.4시간에 해당한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동료 학생들과 수면 과학자들로부터 면밀한 관찰을 받았다. 날이 갈수록 수면부족 증상은 악화됐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그런데 왜 이 속설이 지속되었을까?

수면 부족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믿음은 1980년대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레흐트샤펜(Rechtschaffen)과 동료들은 특정한 실험 방법으로 쥐의 수면을 박탈하면 2-3주 후에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의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물 위에 원반을 띄우고 그 위에 쥐들을 놓은 후 쥐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쥐가 잠이 들려고 할 때마다 원반은 자동으로 움직였고, 쥐는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움직여야 했다.

레흐트샤펜의 실험에서 쥐가 죽기는 했어도, 그 이후의 연구를 통해 이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잠을 빼앗긴 쥐는 죽지 않았다. 또한, 비둘기에게 디스크 방법을 사용했던 다른 연구원들은 그 방법이 비둘기에게는 치명적이 않음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수면부족이 인간에게 고통을 안 주는 것은 아니다. 1965년 가드너의 부모는 아들을 걱정했다. 그들은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 해군 의료 신경정신과 연구부대의 존 J. 로스 중령에게 아들을 진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로스 중령은 그 아들에게서 지속적인 신체 기능 저하가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일째가 되자 가드너는 그의 눈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일째가 되자 그는 집중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짜증이 나면서 비협조적이 되었다. 4일차에는 첫 번째 환각과 과대망상증상도 보였다.

6일째 되던 날 가드너의 말이 느려졌고, 7일째가 되자 기억력이 나빠지고 발음이 불분명해졌다. 과대망상증은 10일째 되는 날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11일째에는 표정과 말투에서 감정표현이 없어졌다. 그의 주의력과 기억력은 모두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고 장기적인 건강 문제도 겪지 않았다.

수면부족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속설이 지속되는 또 다른 이유는 치명적인 가족 불면증 때문일 것이다. 이 희귀한 유전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병에 걸린 개인이 사망할 때는 수면 부족 때문이기보다는 동반되는 신경퇴행이 사망의 원인이 된다.

비록 수면 부족이 직접적으로 당신을 죽이지 않을지라도, 지나친 수면 부족은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에 따르면, “졸음운전이 2017년에 79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이와 유사하게, 2013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약 13%의 업무 중 부상이 수면장애에 기인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직접적인 의미로는 수면부족이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만약 우리가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심혈관 질환, 고혈압, 비만, 제2형 당뇨병과 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 위험이 증가될 것이다.


우리의 숙제

전반적으로, 우리는 매일 밤 7~9시간 동안 잠을 자야한다. 단순하게 들리지만, 네온 불빛이 번쩍이고, 북적거리고, 시끄러운 우리의 생활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양질의 수면을 취하기 위한 시간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끈질긴 연구를 통해서만 잠에 대한 모든 속설들을 파헤칠 수 있을 것이다.  수면에 대한 또 다른 속설에 대해 궁금하다면 아래 바로가기를 눌러 관련 기사를 읽어볼 수 있다. 


[사진=Quintanilla/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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