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리즈 Ⅰ_수면에 대한 의학 속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19와 계속되는 태풍 소식 등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가고 있는 요즈음이다. 숙면하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싶은데, 계속되는 힘든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때문인지 숙면도 어렵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숙면에 대한 여러 가지 의학 속설에 기대보려 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많다는 것을 메디컬뉴스투데이에서 소개했다.

1. 잠을 잘 때 우리의 뇌는 활동을 멈춘다.
고맙게도, 우리의 뇌는 수면 중에 일상적인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호흡과 같은 중요한 기능들을 보면 우리의 뇌가 결코 완전히 멈출 수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꿈을 꾸게 되는 렘 (REM, Rapid Eye Movement, 급속한 안구 운동) 수면 중의 뇌파 활동은 각성 상태의 뇌파 활동과 비슷하다.

흥미롭게도, 매우 활발한 뇌파 활동에도 불구하고 렘수면 동안 잠자는 사람을 깨우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래서 이 수면 단계를 역설 수면(paradoxical sleep)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백질과 회백질은 많은 일을 한다. 일단 우리가 잠들게 되면, 우리의 뇌는 비(非)-렘수면(non-REM sleep)의 세 단계를 거치고, 그 다음 렘수면의 한 단계를 거친다. 각각의 네 단계에서 뇌는 특정한 뇌파 패턴과 신경 활동을 보여준다.

이 4단계의 주기는 하룻밤 자는 동안 대여섯 번 반복된다.

비-렘수면 중에 뇌의 어떤 부위는 조용해지는 반면, 다른 부위는 활동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감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가장 유명한 편도체(amygdala)는 잠자는 동안 활동적이다.

시상(thalamus)의 경우는 꽤 흥미롭다. 시상은 우리 감각의 중계소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먼저 시상에 도착한다. 이후 감각신호는 시상에서 대뇌피질로 이동한 후에 인지된다.

비-렘수면 중에는 시상이 비교적 조용하다. 그러나 렘수면을 하는 동안, 시상은 활동을 시작하고, 꿈의 광경과 소리를 대뇌피질로 보낸다.

2. 내가 꾼 꿈을 기억한다면 잠을 잘 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밤 꿈을 꾸지만 우리는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꿈은 대부분 렘수면 중에 일어나지만 거의 즉시 잊혀진다.

꿈을 기억하게 되는 경우는 렘수면 중 혹은 직후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에만 기억할 수 있다.

렘수면 중에 활동하는 특정 뉴런들이 꿈의 기억을 적극적으로 억제할 수도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 뉴런들은 멜라닌 농축 호르몬(MCH)을 생성하여 수면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MCH는 또한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를 억제하기도 한다. 토마스 킬두프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꿈은 주로 MCH 세포가 켜지는 수면 단계인 렘수면 중에 일어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 세포들이 활성화 되면서 꿈의 내용이 해마에 저장되는 것이 억제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그 꿈은 빠르게 잊혀진다.”

한 연구는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연구원들은 밤마다 꾼 꿈을 대부분 기억하는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모집했다. 그들은 이 사람들이 그들의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보다 밤에 더 자주 깨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꿈을 자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잠을 덜 잘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간단히 말해서, 꿈을 기억하는 것은 잠을 잘 잤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적절한 시간에 잠에서 깨서 꿈을 기억하게 된 것 뿐이다.

3. 몽유병자를 깨우지 말라
일반적인 주장은 몽유병자를 깨우면 심장마비가 오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몽유병자를 깨운다면, 그들은 때로는 혼란을 야기하거나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일부 몽유병자들은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몽유병자를 깨울 때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때때로, 몽유병자들은 눈을 감은 채로 집안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다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달래서 다시 안전한 침대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 NHS) 웹사이트는 “몽유병자가 돌아다니는 것을 봤을 때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NHS 웹사이트에서는 또한 몽유병자를 다시 침대로 유도한 후에 일련의 소동이 마무리되면 다시 잠들게 하기 보다는 가볍게 깨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같은 깊은 수면 주기에서 또 다시 몽유병 증세를 보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몽유병자가 갑자기 때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가 위험에 처해있지 않은 한 그에게 소리치거나 놀라게 하지 말고 제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의의 말을 덧붙였다.

4. 술은 숙면을 보장한다.
술을 마시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술을 마신 사람 또한 쉽게 잠에서 깨지 않게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술이 수면에 전반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알코올의 영향을 받는 수면의 질이 알코올이 없는 수면보다 더 나쁘다.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나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고도로 조정된 일련의 단계와 주기를 거쳐야 한다. 술은 이 일련의 반복 과정을 단번에 무너뜨린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게 되면, “잠의 첫 부분의 렘수면은 상당 부분 감소한다. 전체 야간 렘 수면률은 술을 대량에서 중간 용량으로 마셨을 때 감소한 것으로 대부분의 연구에서 나타났다.”

약물과 수면의 관계를 보다 폭넓게 살펴보는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자가-보고된 수면장애는 알코올 사용자들 중 약 35~70% 임상 불면증 비율 사이에서 매우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요약하자면, 술은 잠을 더 빨리 들게 하지만, 수면의 질은 더 떨어뜨린다.

5. 치즈 등 식품
이것은 서구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봤을 정도로 오래된 속설이다. 잘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이 속설이 적용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자기 전에 치즈를 먹어봐야 할 것이다.

치즈가 포함되든 안 되든 잠자기 직전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면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때문에 수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만약 활동적인 장운동으로 인해 수면이 방해를 받아서, 더 자주 잠에서 깨게 된다면, 어떤 꿈이든지 그것을 기억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꿈을 꾸는 것만큼 빠르게 꿈을 잊어버린다. 꿈을 꾸는 도중에 깨어나지 않는 한, 그 꿈을 기억할 가능성은 적다.

만약 위장이 불편하다면, 불쾌한 꿈을 꾸게 될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저녁식사 전에 즐기는 식사 유형도 수면의 질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하버드 맨스 헬스 워치의 편집장인 윌리엄 코모스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량의 식사, 특히 고탄수화물 식사는 음식을 대사하면서 신체에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밤에 땀을 흘릴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잠을 방해하고, 각성 상태를 증가시키며, 따라서 꿈을 기억할 가능성도 증가한다.

왜 그리고 어떻게 치즈 속설이 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푸짐한 식사가 끝날 무렵에 치즈 접시가 드러나는 것에서 그 유래를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몇몇 사람들은 치즈 속설의 기원이 고대 전설에 있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우유, 치즈, 칠면조를 포함한 특정 음식이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속설도 있는데 이는 이들 음식에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신체가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필요한데, 이것은 수면에서 한 역할을 담당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제조에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트립토판을 함유한 음식이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이러한 속설들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트립토판이 함유된 추수감사절 칠면조를 먹으면 점심식사 후에 졸음이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립토판 섭취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것이 수면에서 압도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더욱이, 치즈나 칠면조가 함유하고 있는 이 산(acid)의 양은 의미 있는 차이를 가져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사진=Rawpixel.com/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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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