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진동으로 치유하는 플라워 에센스(Flower Essence)와 플라워 레미디(Flower Remedies)의 세계와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와의 관계

꽃은 오랫동안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위로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초, 한 영국의 의사가 꽃을 단순한 미적 존재를 넘어 치유의 매개체로 바라보았을 때, 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얻게 되었다.
바로 에드워드 바흐(Edward Bach) 박사에 의해 체계화된 플라워 에센스(Flower Essence) 혹은 플라워 레미디(Flower Remedies)라고 하는 ‘꽃 치유 이론’이다.
이 칼럼은 그가 제시한 치료 개념의 철학적 배경과 방법론, 그리고 현대의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와의 관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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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바흐의 통찰
에드워드 바흐(Edward Bach, 1886-1936)는 영국의 세균학자이자 동종요법가로 활동하던 의사였다. 그는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가운데, 질병은 단지 신체의 이상이 아니라 감정과 영혼의 불균형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신념에 이르렀다.
당시 의학이 물질적 치료에 집중하던 시대에, 바흐는 인간의 내면과 감정이 신체적 회복의 핵심이라는 직관을 얻었다. 그는 환자들의 성격, 감정, 두려움, 걱정, 죄책감 등의 심리 상태가 질병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으며, 그 정서적 불균형을 자연의 에너지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결국 “자연의 순수한 진동(vibration)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조화롭게 만든다”는 플라워 레미디(Flower Remedy / 꽃 치료)의 핵심 원리로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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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흐의 철학과 치유의 출발점
에드워드 바흐는 런던 대학병원에서 세균학자로 근무하며, 감염과 질병의 원인을 탐구하던 의사였다. 그러나 그는 점차 질병이 단순한 육체의 고장이 아니라 감정과 인격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내면의 병이라는 인식에 도달하였다.
그는 환자의 성격과 정서가 회복의 속도와 질을 결정한다고 보았고, 이러한 심리적 패턴을 조화시키는 자연적 매개체로서 ‘꽃’을 선택하였다.
바흐의 이론은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① 인간의 질병은 영혼(soul)과 인격(personality)의 부조화에서 비롯된다.
② 부정적 감정이 정화되어 긍정적 감정으로 변할 때, 신체는 스스로 회복된다.
③ 자연의 꽃은 이러한 감정의 전환을 돕는 진동(vibration)을 지니고 있다.
그는 이를 ‘정서적 균형(emotional harmony)’의 회복이라고 불렀으며, 이 치유를 위해 38가지의 꽃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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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8개의 꽃, 38개의 감정
바흐는 1920~1930년대에 걸쳐 야생에서 38가지의 꽃을 관찰하며 각각의 꽃이 전달하는 정서적 메시지를 해석하였다. 그는 각 꽃이 특정한 부정적 감정 상태와 대응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 미뮬러스(Mimulus, 파리풀과, 원숭이꽃) 는 구체적인 두려움이나 불안을 해소하는 꽃이며,
• 아그리모니(Agrimony, 장미꽃과, 약용식물) 는 내면의 고통을 감추고 항상 밝게 행동하는 이들을 위한 꽃,
• 체리 플럼(Cherry Plum, 과일나무의 일종) 은 통제 불가능한 감정 폭발을 다스리기 위한 꽃으로 분류하였다.
이렇듯 바흐의 분류 체계는 단순한 식물학적 구분이 아니라, 감정 상태(emotional state)와 인격(personality)의 치유를 위한 심리적 지도(psychological map) 였다.
그는 이러한 꽃의 에너지를 추출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였다.
첫째는 태양광법(sun method) 으로, 꽃잎을 깨끗한 물에 띄워 햇빛 아래에 두어 그 진동을 물에 전이시키는 방식이다.
둘째는 가열법(boiling method) 으로, 꽃과 가지를 물에 넣고 부드럽게 끓여 그 에너지를 끌어내는 방법이다.
이후 이 물을 브랜디(brandy)와 혼합하여 ‘모체용액(mother tincture)’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희석해 복용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은 오늘날까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 꽃을 조합한 긴급용 레미디인 레스큐 레미디(Rescue Remedy) 가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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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8가지 바흐 플라워 레미디의 분류체계
바흐는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7가지의 대분류로 나누고, 각 범주에 해당하는 38개의 꽃을 제시하였다.
이 분류는 단순히 식물학적 기준이 아니라 감정의 유형(emotional typology) 에 따른 심리-치유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1) 두려움(Fear)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Rock Rose | 바위장미(락로즈, Helianthemum nummularium) | 극도의 공포와 공황 상태 |
| Mimulus | 미뮬러스(잉어초 • 잉어꽃, Monkey flower) | 구체적 대상에 대한 두려움 |
| Cherry Plum | 체리플럼(자두나무꽃 • 야생자두) | 자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
| Aspen | 아스펜(사시나무) | 원인 모를 불안감 |
| Red Chestnut | 붉은마로니에(적꽃밤나무, Red Chestnut tree) | 타인에 대한 과도한 걱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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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확실성과 망설임(Uncertainty)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Cerato | 세라토(플럼바고 • 납꽃, Leadwort) | 자기 확신의 결여 |
| Scleranthus | 스클레란서스(포슬린풀 • 옥미나리과 식물) | 우유부단함, 갈등 |
| Gentian | 용담(Gentian flower) | 낙심과 좌절 |
| Gorse | 고스(황금개쥐똥풀 • 가시금작화, Gorse bush) | 절망과 포기 |
| Hornbeam | 혼빔(서양자작나무과의 나무, Hornbeam tree) | 정신적 피로, 의욕 상실 |
| Wild Oat | 야생귀리(Wild oat grass) | 인생의 방향을 잃은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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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실에 대한 무관심(Lack of Interest in Present Circumstances)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Clematis | 클레마티스(으아리 속 식물, 풍선덩굴과 비슷한 덩굴식물) | 현실 도피, 몽상 |
| Honeysuckle | 인동덩굴(Honeysuckle flower) | 과거에 대한 집착 |
| Wild Rose | 들장미(야생장미 • 로즈힙 rose hip rose) | 무기력, 체념 |
| Olive | 올리브(감람나무) | 완전한 피로, 소진 |
| White Chestnut | 흰마로니에(하얀밤나무꽃 • White Chestnut tree) | 끊임없는 생각의 반복 |
| Mustard | 갓(겨자 꽃, Wild Mustard) | 이유 없는 우울 |
| Chestnut Bud | 밤나무 새순(Chestnut bud – 마로니에 새싹) | 같은 실수의 반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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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로움(Loneliness)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Water Violet | 물제비꽃(Water Violet • Violette des marais) | 고독을 즐기지만 감정 표현이 어려움 |
| Impatiens | 봉선화(Impatiens glandulifera • Himalayan Balsam) | 조급함, 성급한 성향 |
| Heather | 헤더(히스 heath plant • 에린지움류 관목) | 타인의 관심에 지나치게 의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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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타인의 영향에 민감(Sensitivity to Influences and Ideas)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Agrimony | 아그리모니(짚신나물. 황금딱총풀, Agrimonia eupatoria) | 내면의 고통을 감추는 유형 |
| Centaury | 센토리(쑥부쟁이류 • 용담과 식물, Centaurium erythraea) | 거절하지 못하는 성향 |
| Walnut | 호두나무(Walnut tree) | 변화에 대한 적응과 보호 |
| Holly | 호랑가시나무(Holly tree) | 질투, 분노, 의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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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절망과 낙담(Despondency or Despair)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Larch | 낙엽송(Larch tree) | 자신감 부족 |
| Pine | 소나무(Pine tree) | 죄책감 |
| Elm | 느릅나무(Elm tree) | 과중한 책임감으로 인한 압박 |
| Sweet Chestnut | 달밤나무 또는 스위트체스트넛(마로니에 류 밤나무) | 극도의 절망감 |
| Star of Bethlehem | 베들레헴의별(벼룩나리 • Ornithogalum umbellatum) | 트라우마와 슬픔 |
| Willow | 버드나무(Willow tree) | 원망과 피해의식 |
| Oak | 참나무(Oak tree) | 지나친 의무감 |
| Crab Apple | 야생사과나무(Crab apple tree) | 자기혐오, 정화 욕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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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타인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태도(Over-care for Welfare of Others)
| 영어명 | 한국에서 통용되는 이름 및 설명 | 감정의 유형 |
| Chicory | 치커리(Chicory • 꽃상추류 식물) | 소유욕과 조건부 사랑 |
| Vervain | 버베인(마편초, Verbena officinalis) | 과도한 열정, 강박 |
| Vine | 포도나무(Vine • Grapevine) | 권위적, 지배적 성향 |
| Beech | 너도밤나무(Beech tree) | 비판적 태도 |
| Rock Water | 바위물(자연암반의 샘물, 식물이 아닌 순수한 물 에센스) | 완벽주의, 융통성 부족 |
이러한 38개의 꽃은 각각 특정 감정상태를 상징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현재 감정에 가장 부합하는 꽃을 선택하여 복용하거나 희석하여 사용한다.
바흐의 분류 체계는 단순히 감정의 목록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정서적 지도(emotional map of the soul) 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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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플라워 레미디의 치료 철학
바흐의 치료 체계는 “감정의 균형이 회복되면 신체는 스스로 치유된다”는 원리에 기반한다.
그는 인간의 부정적 감정—두려움(fear), 불안(anxiety), 분노(anger), 절망(despair)—이 신체의 자연 치유력(self-healing force)을 약화시킨다고 보았다. 따라서 플라워 레미디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정화하고, 긍정적 감정—용기(courage), 평온(calmness), 희망(hope)—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정서적 조화 요법(emotional harmony therapy) 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정서 상태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꽃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한다. 즉, 플라워 레미디는 단순한 복용이 아니라 치유의식(healing ritual) 이자 내면의 명상(inner reflection) 의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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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치유의 원리와 적용 과정
바흐(Edward Bach) 박사가 제시하는 원칙에 따르면, 플라워 레미디는 ‘섭취(Ingestion)’를 기본으로 하는 자연요법이며, 그 핵심은 “아주 미량의 에너지 정보를 반복적으로 체내에 전달하는 것”에 있다.
즉, 바흐 플라워 레미디의 사용은 단순한 물리적 투여가 아닌 의식적 선택(conscious selection) 의 과정이다.
따라서 바흐의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꽃의 물리적 성분이 아니라, 그 에너지를 체내에 들이는 행위” 이다.
즉, 플라워 레미디의 복용은 약리적 효과를 위한 화학물질 섭취가 아니라, 감정 에너지의 재조화(emotional re-tuning)를 목적으로 하므로, 소량이라도 “입안의 점막(mucous membrane of the mouth)”을 통해 흡수될 수 있는 위치, 즉 혀 밑(sub-lingual) 이 가장 일반적인 투여 위치로 권장된다. 아래 내용이 기본적인 플라워 레미디 치유과정이다.
① 사용자는 자신의 정서상태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꽃을 선택한다.
② 선택된 에센스는 물에 희석해 하루 여러 차례 복용하거나, 피부에 바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③ 일정 기간 동안 감정의 변화(emotional shift)를 관찰하며 필요 시 다른 꽃으로 조합을 조정한다.
이 치료법은 본질적으로 심리-에너지적 접근(psychological and energetic approach) 이며, 약리적 작용보다는 정서의 진동을 재조정하는 진동치유(vibrational healing) 의 개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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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로마테라피와의 관계와 시사점
플라워 레미디와 아로마테라피는 동일한 식물의 세계에서 출발하지만, 지향점은 다르다.
• 메디컬 아로마테라피(Medical Aromatherapy)는 에센셜오일(essential oil)의 화학성분(terpenes, esters 등)을 분석하여 항염, 진정, 항균 등의 생리적 효과를 추구한다.
• 반면 플라워 레미디(Flower Remedy)는 화학적 성분이 아닌, 꽃의 에너지와 진동(vibration)을 통해 정서적 균형(emotional balance)을 회복한다는 관점이다.
이 두 테라피의 차이는 물질(material) 과 에너지(energy) 의 구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룰 수 있다.
즉, 아로마테라피가 신체의 불균형을 다룬다면, 플라워 레미디는 감정의 불균형을 다룬다. 이 두 체계를 통합하면, 인간의 전체적 치유(holistic healing)를 위한 ‘정서에서 신체로, 신체에서 정서로의 순환(psycho-somatic cycle)’ 이 완성된다.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스트를 위한 시사점)
플라워 레미디는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영역에서 다음과 같은 통찰을 제공한다.
① 정서 별 오일 매핑(Emotion-Oil Mapping) – 바흐의 38개 감정 분류를 토대로, 각 정서 상태에 대응하는 에센셜오일을 체계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② 치유의식(Healing Ritual)의 중요성 – 단순한 흡입이나 도포를 넘어, 사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의식적 참여가 치유의 효율을 높인다.
③ 정서적 요인과 병증의 연결 – 메디컬 아로마테라피가 다루는 병증의 이면에는 항상 정서적 요인이 존재한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④ 심신 통합 접근(Integrated Approach) – 플라워 레미디는 향기요법이 신체에서 감정으로 확장되는 통합적 모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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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결론 – 꽃이 전하는 치유의 언어
플라워 에센스는 향기가 없는 ‘보이지 않는 향기(unscented fragrance)’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감정의 진동을 꽃의 에너지로 공명시키는 정서적 치유의 언어이다. 과학적 검증의 영역에서는 아직 미비할지라도, 인간이 자연과 교감하며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 속에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은 분명한 가치가 있다.
따라서 플라워 레미디는 현대의 메디컬 아로마테라피가 지향하는 ‘전체론적 치유(holistic healing)’ 의 길 위에서, 정서적•영적 균형을 회복하는 또 하나의 열쇠로 기능할 수 있다.
결국, 꽃의 진동이 전달하는 바흐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몸이 아프기 전에, 마음의 불균형을 들여다보라.”
이것이야말로 에드워드 바흐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처방이며, 현대의 메디컬 아로마테라피가 지향해야 할 통합적 치유의 본질일 것이다.
다믐번의 칼럼에서는 플라워 레메디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적용 사례와 구체적인 적용방법과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와의 상호 보완 요법 등에 대해서 알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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