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가꾼 몸매, 건강과 자신감도 따라온다.


춤은 영혼의 표현이다. 생각과 감정을 몸의 움직임과 숨결에 담아 세상에 전달하고 관객의 반응을 받아들이는 교감의 과정이기도 하다. 춤의 동작은 몸의 구석구석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데, 멈추고 움직이는 흐름 속에서 밸런스와 힘이 키워진다. 호흡은 생명활동을 통해서 몸의 움직임을 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 교치성 훈련을 함께 하는 셈이다. 몸과 마음을 집중해서 나를 표현하다 보면 거친 호흡 속에서 마음 속 찌꺼기가 사라지는 정신적 치유를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춤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어준다.

춤의 동작들은 몸을 골고루 다양한 방식으로 쓰게 만든다. 수축과 이완, 회전과 정지, 도약과 침잠이 이어지면서 균형 잡힌 몸이 만들어지는데, 무용수의 몸은 그 자체로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어진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얘기도 있다. 춤을 추는 사람은 불필요한 살이 붙을 겨를이 없다. 다르게 생각하면 춤으로 군살을 빼고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몸을 가꾼다는 것은 몸의 모양새(몸매)와 함께 신체기능과 건강을 함께 살리고자 함인데, 당장 (특히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이 우선 몸매이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노력하니 이번 글은 여기에 집중해 보겠다. (기능과 건강에 대해서는 좀더 공부하고 의료인들에게도 자문을 구해 부끄럽지 않게 써보려 한다.)

춤을 추면 살이 빠진다

에어로빅이나 줌바를 ‘다이어트 댄스’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다이어트(diet)는 살 빼기가 아니라 음식으로 몸을 돌보는 식이요법(dietary control)을 의미한다. 이미 보통명사가 된 외래어일 수도 있으나 이 글에서는 ‘몸 가꾸기’란 표현으로 대신하겠다. 에어로빅 댄스가 이름 그대로 유산소 훈련에 초점을 두었다면 폴댄스는 균형과 근력이 좀더 중요하듯이 춤의 종류에 따라 효과는 다르다.

아이돌 스타들이 노래와 안무를 마치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은 익숙한 장면이다. ‘방송 댄스’라 불리는 TV출연용 안무는 시간당 500~600kcal의 열량을 소모하는데, 잘 훈련된 젊은 스타들도 불과 3분의 공연으로 힘들어 할 정도로 운동효과가 있다. 비트가 약간 느린 재즈댄스도 300kcal 정도를 소모하는데, 1시간 보통 속도로 걸을 경우 열량 소모가 150~200kcal 정도이니 상당한 운동강도라 할 수 있다.

춤은 동작을 만들어 내면서 몸 구석구석의 근육들이 힘을 쓰면서 군살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발레가 대표적인데, 숨가쁜 유산소 운동과 다른 차원의 열량 소모효과가 있다. 한때 동네마다 유행이던 줌바 댄스는 라틴댄스에 에어로빅을 더한 격렬한 동작들로 시간당 1000kcal를 소모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시간당 300~1000Kcal라고 하면 생각보다 별로 효과가 작다고 볼 수도 있다. 시럽 듬뿍 담은 카라멜 마키아토 1잔이 200Kcal가 넘고 삼겹살에 소주라도 한잔 하면 600Kcal가 훌쩍 넘으니까. 그러나 춤은 색다른 효과가 있다.

런닝머신에서 1시간 정도 빠르게 걸으면 300Kcal 정도가 소모된다. 그런데, 솔직히 재미가 없다. 요즘 TV도 붙이고 태블릿으로 드라마도 보는데다 런닝머신에 여러 기능을 더해서 다양한 운동효과를 만들어 보지만, 솔직히 매일 하기엔 지겹다. 춤은 여럿이 재미있게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다. 런닝머신이나 사이클로 몸을 예열 시키고 춤을 추면 효과는 더욱 좋다.

필자는 수강생들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라틴 댄스 같은 레슨 종목을 훈련한 후에 방송에 유행하는 춤으로 재미있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 시간에는 어느 걸그룹의 어떤 안무를 해볼지 수강생 투표도 한다. 개인지도를 할 때는 춤에 더해서 등산, 수영, 필라테스 등을 포함한 주간 일정을 짜서 같이 수련하기도 한다.



(김수진, 댄스 인스트럭터, 아그네스 인스티튜트 대표)



춤은 예쁜 몸을 만든다

무조건 살을 빼서 깡말랐다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온’, 탄력있고 균형잡힌 몸을 높게 평가하고 부러워하는데, 이런 몸은 올바른 신체활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문명의 발전으로 몸을 쓰는 일이 많이 줄어든 현대인은 운동으로 부족한 신체활동을 보완하는데, 여기서부터 전문적인 지식과 훈련이 필요하다.

잘 설계된 운동 프로그램은 몸의 균형을 만들고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정한 동작이 반복되거나 몸의 특정 부위를 현저하게 많이 쓰는 운동은 바람직한 균형을 깨뜨린다. 야구선수의 던지기가 대표적이다. 춤은 온몸을 골고루 사용하고 앞뒤, 좌우로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리듬을 주어 움직이기 때문에 몸의 협응 능력을 키우고 관절의 운동범위를 확장해준다. 또한,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근육도 사용하게 도와준다. (이른바 ‘잔 근육’, ‘속 근육’을 키워주는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세밀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

보디빌딩이 크고 단련된 근육을 만들어 준다면, 춤은 날씬하게 빠진 고운 몸매를 만들어 준다. 몸의 선이 이어져서 자연스럽게 춤의 선이 되기 때문이다. 동작을 만들면서 관절의 가동범위와 근육의 힘이 균형을 찾기 때문에 무리하게 몸을 써서 다치는 일도 훨씬 적다. 만약 몸의 특정 부위가 약해서 동작이 잘 안된다면 웨이트 기구나 밴드, 튜브를 활용해서 보강하면 된다.

춤은 깨어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다친 부분의 재활을 돕는데도 효과적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필라테스(Pilates)는 발레에서 몸을 만들고 다스리는 방법을 재활치료에 적용하여 개발한 것이다. 요가의 동작들이 다소 힘들고 부담스러운 분들이 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데, 물속에서 하는 아쿠아 체조, 중력을 이용하는 플라잉 요가 등 같은 맥락의 훈련을 적절히 조합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골프, 테니스와 같이 몸을 특정방향으로 무리하게 사용하는 경우 적절한 교정훈련과 보강노력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데, 춤을 이용한 몸 다스림이 축구나 야구 분야의 프로 선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종목의 격한 훈련을 마무리하며 몸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효과적

홀로 외롭게 생각하고 단련해서 좋을 때가 있고, 반대로 사람들과 함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만들어가야 좋을 때가 있다. 모든 운동이 다 이런 두가지 훈련을 하지만, 춤은 각별히 이 두가지를 함께 수련하는 특징이 있다.

모든 운동선수는 타인의 관심을 좋아하는 ‘관종’이라는 얘기가 있다. 춤은 공연예술이므로 그런 성격이 더 크다. 이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생각해서 몸을 더 예쁘게 만들고 싶은 (또 그래야 하는) 동기부여 효과가 생긴다. 사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먹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예쁜 몸을 만들기 어려운데, 남에게 보이려니 어떻게든 참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바디 프로필 사진도 동기부여가 된다지만, 사진 한 장 남기려고 죽기 살기로 몸 만들고 퍼져버리는 것보다 춤으로 나를 표현하며 의욕을 찾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

필자는 수강생들과 1:1 개인레슨으로 몸과 동작을 단련시킨 후 그룹 레슨으로 다른 수강생들과 서로 보여주고 비교하며 의욕을 갖도록 유도한다. 레슨 전후의 담소에서 식단과 자기관리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도록 지도하는데, 사실 가르치는 나 스스로에게도 자극이 된다.

최근 피트니스 분야에서는 운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주부나 노인 수강생에게 운동 전후의 마사지와 대화로 의욕을 갖도록 지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쇠질 운동’이 아닌 ‘함께하는 노력’을 만드는 노력이라 생각한다.

춤을 추면 살도 빠지고 몸도 예뻐지니 자신감도 높아지고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올봄 거울 앞에서 소녀시대 블랙핑크가 되어봅시다.

(필자: 김수진, 댄스 인스트럭터, 아그네스 인스티튜트 대표)

<저작권자 ⓒ 에센셜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수진 객원칼럼니스트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