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테라피의 대가, 다니엘 페노엘 박사 내한 강연

▲ 2023년 2월23일의 강연모습(통역과 함께)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원로 대가인 프랑스의 페노엘(Dr. Daniel Penoel)박사의 내한 강연(2023년 2월 23일~25일)이 있었다. 다른 아로마테라피의 전문가와 달리 그는 실제 프랑스의 의사이다. 물론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그의 강연은 오랫동안 실제의 임상의 사례를 기준을 메디컬아로마테라피를 시행해왔던 그만의 경험을 토대로 완성시켜 왔으므로 다른 이론가적인 에센셜오일의 전문가들과는 그 궤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3일에 걸쳐 진행된 내한 강연에는 25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의 아로마테라피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아마도 그의 의료인으로서 임상의 경험과 거의 현존하는 근대아로마테라피의 마지막 전문가라는 명성 때문인지 에센셜오일이나 아로마테라피전문가외에도 자연치유나 대체의학관련 분야의 사람들도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내용은 역시 에센셜오일의 약리효과를 기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가 과거 1990년에 프랑스의 ‘Francomme’과 같이 저술한 ‘L’aromatherapy’는 근대 아로마테라피의 기념비적인 역작의 저서이기도 하다. 에센셜오일들의 성분들을 그룹화했으며, 그룹에 속하는 화학성분들 기준으로 인체에 미치는 약리적인 효과를 설명한 작용기 이론(Functional Group Theory)는 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시술하는 많은 아로마테라피스트들에게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론이자 지표였다.


▲Franchomme과 Penoel이 쓴 저서에 나오는 작용기(FGT)의 그래프

물론 이 작용기(FGT) 이론이 에센셜오일의 효능을 너무 단순화 했다는 한계도 존재하지만, 아로마테라피스트가 쉽게 시술할 수 있다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위대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강연 중에 또 다른 에센셜오일의 연구자인 ‘티써랜드(Tisserand)’로부터 이 FGT이론의 접근방법은 에센셜오일의 성분들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잘못된 이론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그 둘 사이에 해묵은 감정의 괴리를 표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너무나 전문가들적인 논쟁으로 보이기도 했다.


필자 역시 티써랜드의 유명저서인 ‘에센셜오일의 안정성(Essential Oil Safety)’을 오일에 대한 의문점이나 문제에 봉착했을 때마다 참고로 성분 등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에센셜오일의 성분에 대한 접근은 너무나도 어려운 분야라서, 쉽고 사랑스럽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에센셜오일을 오히려 어렵게 만드는 역효과가 생겨나기도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Francomme과 Penoel의 FGT의 이론은 다른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근 30년동안을 이 FGT이론이 아로마테라피스타들에게 효과적인 시술방법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많은 변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에센셜오일의 블렌딩이자 레시피의 사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즉, 어려운 에센셜오일의 화학성분으로 인한 약리적인 효과를 인체에 유용한 생물학적인 효과를 얻기 위한 방법론으로 이해해야 하며, 메디컬 아로마테라피를 최대한 단순화시키기 위한 중요한 지침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러한 화학적인 약리 성분으로서의 접근에 대해, 환원주의(Reductionism)적인 시각으로 보고 에센셜오일의 효능을 함유된 각각의 성분만으로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것인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작용기(FGT)로서의 접근은 오히려 환원주의적인 접근이 아니라 에센셜오일의 시너지적인 효과(Synergy Effect)를 얻기 위한 전체론적인 접근(Holism)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방법론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페노엘 박사는 질병이나 증상에 대해 맞는 에센셜오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질병에 필요한 약리적인 효능을 먼저 생각하고, 이 효능을 함유하고 있는 에센셜오일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메디컬 아로마테라피로서의 접근을 보여주었고, 이를 이름하여 ‘아로마 전사의 방법(The Way of Aromatic Warrior’라는 명명했다는 것은 매우 새롭게 보였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오히려 그가 의사라는 점,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에센셜오일에 의한 아로마처방이 매우 쉽게 이루어지는 환경이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과 에센셜오일에 대한 경구복용(먹는 것)하는 것에 대해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많은 대형 MLM(다단계 판매 회사)들이 주장하는 복용을 마치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기도 한다.


에센셜오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과 에센셜오일이라는 제품이 갖고 시장에서의 위치는 매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에센셜오일에 대한 등급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약용 혹은 치료용, 영어로는 ‘클리니컬 등급(Clinical Grade)’이나 ‘테라피 등급(Therapy Grade)’ 이라는 표현으로써 자사의 제품이 매우 상위의 등급임을 표현하지만, 아무 규정도 없는, 자체적으로 언급하는 마케팅용어 일뿐이다.


따라서 에센셜오일을 먹는다면(경구복용), 불순물이 없는 고순도의 에센셜오일이어야 하지만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제조사의 말만 믿어야 할 뿐이고, 자신의 책임으로 먹어야 하는 점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페노엘 박사도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미국의 MLM 회사의 초청 강연에서 앞뒤의 내용은 생략한 채, 에센셜오일을 먹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점만을 강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에센셜오일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지만, 잘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세기 아로마테라피의 마지막 남은 대가와 같은 페노엘 박사의 내한 강연은 깊은 울림이 있는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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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발행인)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