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오일 칼럼] 9. 거룩한 관유-3

지금 출애굽기를 읽는 독자들도 어디에 ‘거룩한 관유’를 발라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기록한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왜 거룩한 관유처럼 비싼 오일을 사용했을까? 올리브오일만 사용하면 어땠을까? 제사장의 몸에만 바르려고 해도 많은 양이 필요한데, 왜 성소의 모든 기구에까지 발랐을까? 그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거룩한 관유를 사용한 곳이 어떠한 환경이었는지도 알아야 한다.

필자는 독산동 우시장을 몇 번 가봤지만 갈 때마다 소와 돼지의 살과 뼈와 기름과 내장, 소머리와 돼지머리에서 오는 시각적인 위압감 그리고 피비린내 때문에 기분이 언짢아지곤 한다. 더구나 시장의 상점마다 거대한 살덩이들이 걸려있고, 바닥은 항상 물이 흥건하고 가끔은 피와 부산물들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한국은 수돗물이 잘 나와서 항상 물로 청소를 열심히 하지만 피비린내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우시장이 그 정도인데 실제로 소나 돼지를 도살하는 곳은 어떨까? 청결한 환경에서 도살되어 우리에게 건강한 고기들이 공급된다고 믿고 있지만 죽임을 당하고 조각으로 나누어지는 그곳에서 죽음의 냄새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이스라엘의 성막을 상상해보자. 거기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소와 양과 염소와 비둘기가 제물로 드려졌을까? 몇 년 전에 유튜브에서 어렵게 찾은 동영상에서 번제를 드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원래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그 영상을 보고서는 고기를 먹는 것이 한참 동안 어려웠다. 성막에서는 각지에서 온 가축이 제물로 드려졌다. 그 바닥엔 피와 살과 내장과 배설물들이 넘쳐났을 것이다. 하물며 그곳은 물이 귀한 곳이었다. 그러니 물로 청소를 한다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비록 물두멍이 있어서 제사장들은 손을 씻을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죽은 가축(다행히 바이러스 공장이라 불리는 돼지는 등장하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가 득실거렸을 것이다. 썩는 냄새와 끔찍한 장면들까지 포함해서 그 곳은 사람들이 버티기는 어렵고, 세균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에는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방호복과 마스크가 있지도 않았다. 소독제도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제사장들은 그 일을 교대로 해야만 했다. 매일 같이 그렇게 혹독한 환경에 노출된 제사장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성경에서 제사장들이 역병에 걸려서 죽었다거나 성전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괴질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볼 수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거룩한 관유’ 때문이 아닐까?

COVID-19에 에센셜오일이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만난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 그런데 출애굽기에서 ‘거룩한 관유’를 블렌딩하는 정확한 레시피를 주고, 하나님을 섬기는 장소와 기구와 사람들에게 바르라고 사용법까지 알려준다. 왜 그랬을까? 제의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거룩한 일을 하는 제사장들을 지켜 주기 위함이 아닐까? 제물을 가지고 성막을 방문하는 히브리사람들을 지켜 주기 위한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하나님의 성소에 있는 모든 것들이 거룩하기 때문에 거룩한 것을 구별하기 위하여 ‘거룩한 관유’가 사용되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데 사용되는 도구들은 거룩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거룩한 관유를 발라서 거룩한 것이 되었을까? 거룩한 관유를 바르지 않으면 거룩하지 않은 것들인가? 원래 거룩한 것들인데 거기에 또 거룩한 관유를 바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접촉하는 것은 모두 거룩하다고 한다. 왜?

요즘 COVID-19때문에 외출을 하거나, 오염된 것들을 만지고 나면 꼭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한다. 그러면 필자가 거룩해지지는 않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안에 들어있는 에탄올이 바이러스를 죽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성소에서는 번제를 비롯한 수많은 제사가 드려졌다. 수많은 소와 양들이 제물로 죽임을 당하고 몸이 갈라지고 피가 흐르는 곳이었다. 그것도 하루에 1마리의 소나 양이 죽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소와 양이 드려졌다. 그뿐 아니라 새들도 제물로 드려졌다. 이스라엘 전국에서 모인 짐승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거룩한 제물이었지만 제물들이 옮겨올 세균과 바이러스 등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 그렇다고 예루살렘이나 광야의 성막에 풍부한 물이 있어서 수시로 세척을 할 수 있지도 않았다. 오염과 전염병으로 인한 건강을 염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하나님의 거룩함에는 이런 비밀도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거룩한 관유가 제사장들과 제사를 드리러 오는 백성들의 건강을 지켜 주기 위한 오일이 아니었을까?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그곳에 있지 않았을까? 하나님 사랑의 디테일이 거기에 들어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박준형목사/deeplight


[사진= http://www.redeemerofisrael.org/2014/01/sacrifices-and-offerings-of-law-of-mos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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