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inting Oil in the Bible: Fragrance of Sacred Devotion
기름부음(anointing)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적 의식으로서, 단순한 종교 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선택과 구별, 치유와 회복, 거룩함과 왕권을 의미하는 영적 행위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기름부음의 행위는 인물, 제사장, 왕, 성막, 성물 등 다양한 대상에 적용되었으며, 단순한 식물성 기름이 아니라 특별한 성분이 첨가된 ‘거룩한 향기 기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기름부음에 사용된 오일은 과연 어떤 식물에서 추출된 것이며, 그 오일은 어떤 특성과 상징성을 지녔는가? 그리고 당시의 위생적‧의학적 상황과도 어떠한 연관이 있었는가? 본 칼럼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성경 본문과 역사적 문헌, 그리고 현대 에센셜오일 연구를 바탕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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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름부음의 성경적 근거
Biblical Foundation of Anointing Oil
기름부음에 대한 최초의 명시는 출애굽기 30장 22~25절(KJV, 개역개정 기준)에서 나타난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특별한 기름부음을 제조하라고 명령하신다.
"너는 상등 향품을 가지되, 액체 몰약을 오백 세겔과, 그 절반의 향기로운 육계(계피)를 이백오십 세겔과, 향기로운 창포를 이백오십 세겔과, 계명자 나무를 오백 세겔, 성소의 세겔로 하고, 감람기름 한 힌을 가지고, 그것으로 거룩한 관유를 만들지니…" (출애굽기 30:23-25, 개역개정)
이 ‘거룩한 관유(Holy Anointing Oil)’는 다음과 같은 재료로 구성된다.
• 몰약(Myrrh)
▶ 학명: Commiphora myrrha
▶ 약리적 특성: 항염, 진통, 방부, 항균 작용
▶ 상징: 고난, 정결, 희생
• 계피(Cinnamon)
▶ 학명: Cinnamomum verum 또는 C. cassia
▶ 약리적 특성: 항바이러스, 면역 증강, 순환 촉진
▶ 상징: 따뜻함, 보호
• 창포(Sweet Calamus)
▶ 학명: Acorus calamus
▶ 약리적 특성: 소화 개선, 진정 작용, 방향성
▶ 상징: 인식력과 지혜
• 계피(Cassia)
▶ 학명: Cinnamomum cassia
▶ 약리적 특성: 항균, 항산화, 항진균
▶ 상징: 순종과 강건함
• 감람/올리브 기름(Olive Oil)
▶ 학명: Olea europaea
▶ 용도: 캐리어 오일, 안정화제, 영양분 전달
▶ 상징: 평화, 영원성, 축복
이 오일들은 오늘날의 에센셜오일처럼 고도로 정제된 형태는 아니었지만, 건조한 기후와 보존기술의 한계 속에서도 향료나 치료제로써 유용하게 쓰일 만큼 강한 방향성과 약리작용을 지녔다.
몰약과 계피, 계피, 창포는 자연 상태에서 쉽게 산패하지 않으며, 감람기름과 섞일 때 산화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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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름부음의 용도: 선택과 구별의 상징
Purposes of Anointing: Separation and Consecration
기름부음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선택받았음을 공표하고, 거룩한 목적을 위해 구별되었음을 선포하는 의식이었다.
사무엘이 다윗을 왕으로 세울 때(사무엘상 16:13), 제사장이 성소의 기물에 기름을 바를 때(출애굽기 40:9), 심지어 병자를 위해 기름을 바르며 기도할 때(야고보서 5:14)에도 사용되었다.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심신의 준비와 정화’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고대 이스라엘은 사막 지형과 위생 환경의 제약 속에서 피부 감염, 외상, 탈수, 열사병 등 다양한 건강 위협에 노출되었다.
몰약이나 계피와 같은 향료는 단지 향기로운 장식이 아니라, 감염 방지와 상처 치유에 실질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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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대의 위생과 오일의 의학적 가치
Ancient Hygiene and Medicinal Role of Oils
기름부음에 사용된 오일은 단순한 상징물만이 아니었다. 고대 근동 문명에서는 향료가 곧 의약이었다. 몰약은 고대 이집트에서도 방부제로 쓰였으며, 계피와 계명자는 전염병 예방에 사용되었다.
실제로 몰약의 정유에는 Furanodiene, Curzerene 등 항염증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현대 아로마테라피에서도 상처 치유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이에 반해, 현대 사회는 위생과 의료기술이 극도로 발달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 성분 기반의 대체요법(Complementary Therapy)으로 에센셜오일은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감람기름은 오늘날에도 약용 오일로 사용되며, 특히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Squalene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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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름부음에 이 오일들을 선택된 이유
Why These Oils?
성경이 언급한 오일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한다.
1. 구별된 향기(Sacred Scent): 제사장과 왕이 일반 사람과 다르다는 상징을 위해,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고급 향을 사용.
2. 보존성과 안정성(Stability): 고온 건조한 환경 속에서도 부패하지 않는 점에서 적합.
3. 약리적 작용(Medicinal Effect): 단순한 의식이 아닌 실제 방부‧항균 기능 포함.
4. 상징적 의미(Symbolism): 몰약은 고난, 계피는 회복, 감람기름은 평화 등 영적 의미를 전달.
이러한 구성은 단지 의식적인 도구라기보다는 인간의 삶, 고통, 치유, 그리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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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대 아로마테라피와의 연계
Connections with Modern Aromatherapy
오늘날 에센셜오일을 활용한 아로마테라피에서도 이와 유사한 접근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 몰약은 상처 치유 및 방부 작용으로 여드름 및 잇몸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 계피는 혈류 개선과 따뜻한 기운을 주는 데 효과적이다.
• 감람기름은 캐리어 오일로 가장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하다.
또한, 아로마테라피에서 ‘기름부음’은 여전히 의식적 또는 영적 치유의 상징으로 활용되며, 심리치료나 성직자의 축복, 호스피스 완화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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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기름부음은 향기로운 복종의 표현
Conclusion: Anointing, A Fragrant Act of Obedience
기름부음은 단순한 외적 행위가 아닌, 내면의 순종과 거룩함을 나타내는 깊은 신학적 상징이다.
비록 그 당시 사용된 오일은 지금처럼 고도로 정제된 에센셜오일은 아니었지만, 그 본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기름과 향기의 조합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이 신에게 자신을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기름부음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기름을 바르는 행위’를 넘어서, 그 향기 속에 담긴 하나님의 선택, 치유, 회복, 그리고 구별된 삶을 함께 묵상할 수 있다. 오늘날 에센셜오일을 사용하는 우리의 손끝에서도, 그 향기로운 순종의 역사가 다시금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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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