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구분되는 선진국의 의미

생활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향을 중요하게 생각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향을 선택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향의 기준이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냄새가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야 한다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에도 괜찮은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기와 건강을 동시에 생각하는 나라, 그런 향이 곳곳에 배어 있는 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기도 하다.


나라마다 향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 1980년대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출장을 갔다 돌아올 때,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문을 나서면, 한국의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본의 냄새, 중국의 냄새, 그리고 서구의 냄새, 즉 향기는 많이 다르다. 특히 인도에 가면 공항에서부터 카레의 향, 즉 강황의 냄새가 난다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향기는 곳곳이 다르다. 나라도 다르고, 사람의 냄새도 다르며, 또한 각 집의 냄새도 다르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경험이지만, 다른 집에 갔을 때 가장 처음 경험하는 것이 그 집의 냄새이다. 부자였던 친구 집의 향기가 좋았던 것에 반해 궁색한 자신의 집의 구질구질한 냄새나 또 생활이 어려웠던 친구 집의 냄새가 달랐던 것이 생각난다. 이처럼 향은 나라마다, 문화마다 또 각자의 생활환경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좋은 향기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논리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향기가 다르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는 선진국 사람들이 향수를 많이 쓴다는 의미보다는 향기에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향기에 대한 기준이 올라가며, 이에 따라 생활 곳곳에 좋은 향이 스며들게 하는 생활이 일상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디퓨져에 대한 수요가 대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에센셜오일의 향기를 내세워서 멋진 향을 소개하고 있지만, 인공향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에센셜오일의 향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집어넣은 제품들로 디퓨져의 용액을 만들기 때문이다.
또 향기가 오래가는 것을 강조하지만, 오래갈수록 인공향일 가능성이 높다. 인공향을 집어넣는 과정에서 일종의 향기 접착제(Fixative) 같은 것을 이용해서 향기가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향수를 만드는 화장품회사의 대표적인 노하우이기도 하다. 반면, 천연향은 대부분 금방 휘발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경제성이 너무 없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매우 혼란스럽다. 인공향이라도 문제가 없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인공향을 오래 맡고 있으면 머리가 아픈 것과 같은 후유증이 있다면, 잠깐이라도 인공향과의 접촉은 줄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수준이 거기까지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일 뿐이다. 디퓨져의 향기를 고르는데 몇 가지의 중요한 방향을 공유해 본다.


먼저, 냄새, 향기가 오래간다고 선전하는 방향제나 디퓨져 용액은 인공향일 가능성이 높다. 마치 향수의 향이 오래가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오래가는 인공향을 원한다면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인공향의 디퓨져를 잔뜩 구매해서, 침실과 거실 및 화장실에 몇 주 동안 놓아 두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각종 실험실 데이터를 내세우거나,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는 화학성분이 함유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판매한다면 대부분 눈가림이다. 왜냐하면 성분에 대한 제품인증을 하는 기관은 그런 성분이 조금이라도 함유되어 있으면 허가를 안내주기 때문에 말할 필요가 없는 조건인 것이다. 다만 인증기관은 안타깝게도 인공과 천연물질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성분자체의 위험여부와 함유율만을 판단하기 때문에 성분들이 천연물인지, 인공성분인지 나아가서 유기농인지, 치유효능이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판매하는 회사의 마케팅용어일 뿐이다.


결국 사용되고 있는 성분의 원천재료인 오일에 대한 소개가 있어야 한다. 어떤 에센셜오일인지, 어떤 브랜드의 에센셜오일인지, 어느 나라에서 추출했는지 어떤 검사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만일 가능하다면 시용된 에센셜오일에 대한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 / 물질 안전 확인 검사표) 등에 대한 자료와 오일에 대한 GCMS(Gas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 / 가스 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 데이터 등에 대해 구구절절 소개를 하는 메이커가 중요하다.


식물의 결정체인 ‘에센셜오일’에 대해서 대부분 무지하다. 패션으로 비교하면 명품 급의 에센셜오일도 있지만 유니클X 같은 보급형의 제품이 있는 것과 같이, 향기 나는 에센셜오일도 급수가 있으며 등급이 있다. 물론 이런 등급이나 관점에 대해서 다단계 형태의 네트워크회사의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갈 수도 있다. 왜냐면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즉 자기네 오일 소개하는 사람들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들어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하여간 에센셜오일은 종류와 등급이 천차만별이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방향’(향기를 퍼트리는)의 방법은 디퓨져를 사서 주구장창 꽂아놓는 리드형태보다는 성분과 향내가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천연의 순수한 에센셜오일을 찾아서 매일 매일 향기를 관리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패드나 커튼 볼 형태의 디퓨져나 일정 시간만 분무하는 전자 디퓨져의 형태가 훨씬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향기에 예민해져야 한다. 선진국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지표와 데이터, 그리고 경쟁력 있는 산업과 전세계를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각종 컨텐츠만 보아도 이제 우리는 선진국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연친화적인(Natural), 향기로운 생활 면에서는 많이 모자란다. 좋은 에센셜오일을 넣은 좋은 향기를 방안에 가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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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솔이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