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 대한 아로마테라피; 뇌신경 질환에 대한 보완적 접근으로서의 가능성
1. 파킨슨병은 어떤 질환인가?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진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주로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뇌 부위 중 하나인 흑질(substantia nigra)의 신경세포가 점차 사멸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떨림(진전), 근육의 경직, 운동 완서, 자세 불안정이 있으며, 일부 환자는 우울증, 수면 장애, 인지 장애 등의 비운동성 증상도 동반한다.
이 질환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으나, 조기 발병 파킨슨병(early-onset Parkinson's disease)의 경우 40세 이전에도 나타날 수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국내 환자 수 또한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2. 원인과 환경적 요인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이 주요한 발병 인자로 지목된다.
일부 가족력에 기반한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특정 유전자(LRRK2, PARK7, PINK1, SNCA 등)의 돌연변이가 관련되어 있으며, 비유전성인 경우 농약 노출, 중금속, 산업용 화학물질 등 환경 독소와의 관련성도 연구되고 있다.
또한 외상성 뇌손상이나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도 파킨슨병 발생과 악화에 관여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
3. 현대의학에서의 치료 접근
현재까지 파킨슨병은 ‘완치’가 아닌 ‘증상 조절’을 중심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다음과 같다.
• 레보도파(Levodopa): 도파민 전구체로,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증상을 완화시킨다.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나 장기 복용 시 운동 이상반응(디스키네지아)이 나타날 수 있다.
• 도파민 작용제(Dopamine agonists): 레보도파보다 지속시간이 길어 초기 또는 보조 요법으로 사용됨.
• MAO-B 억제제(Monoamine oxidase B inhibitors): 도파민 분해를 억제하여 시냅스 내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킨다.
• DBS(Deep Brain Stimulation, 뇌심부자극술):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을 위해 뇌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여 전기 자극을 주는 수술적 요법이다.
이외에도 재활치료,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도 증상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4. 과거 및 다른 문화권의 치료 방식
고대 인도 아유르베다(Ayurveda)에서는 파킨슨병 유사 증상을 "Kampavata"로 분류하였으며, 보스웰리아(Boswellia), 아슈와간다(Ashwagandha) 등의 허브로 치료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풍(風)’에 의한 것으로 보고, 간기울결(肝氣鬱結) 및 간풍내동(肝風內動)의 병리로 해석하며, 천마(天麻), 복령(茯苓),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 등의 약제를 사용해왔다.
유럽의 전통 자연요법에서는 식물의 에센셜오일을 활용해 뇌신경 안정 및 진정을 꾀하였으며, 특히 라벤더(Lavandula angustifolia), 바질(Ocimum basilicum), 베티버(Vetiveria zizanoides) 등이 사용되었다.
-----------------------------------------------------------------------------------------------------
5.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가능성
메디컬 아로마테라피는 에센셜오일의 약리 성분을 활용하여 신경계 기능을 보완하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완대체요법으로, 최근 들어 신경계 질환, 특히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해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파킨슨병에 사용될 수 있는 주요 에센셜오일과 그 성분의 약리적 효과이다.
(1) 베티버 오일(Vertiver / Vetiveria zizanoides)
• 주성분: 베티베론(Vetiverone), 쿠시몰(Khusimol), 베티버올(Vetiverol)
• 성분그룹: 세스퀴테르펜알코올(Sesquiterpenols),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s)
• 약리효과: 신경 안정작용, 항경련(antispasmodic), 심신 안정(sedative)
• 적용법: 발바닥 마사지 또는 디퓨저 흡입
(2) 바질 오일(Basil / Ocimum basilicum, CT methylchavicol)
• 주성분: 메틸카비콜(Methylchavicol), 리날룰(Linalool)
• 성분그룹: 에테르(Ethers), 알코올(Alcohols)
• 약리효과: 중추신경 자극, 항콜린성 작용, 집중력 향상
• 적용법: 관자놀이 또는 경추 주변 국소 도포(희석 필수)
(3) 로즈마리 오일(Rosemary / Rosmarinus officinalis, CT cineole)
• 주성분: 1,8-시네올(1,8-Cineole), 알파-피넨(α-Pinene), 캠퍼(Camphor)
• 성분그룹: 산화물(Oxides), 케톤(Ketones)
• 약리효과: 인지력 강화, 항염, 순환 촉진
• 적용법: 목 뒷덜미 도포 또는 흡입 요법
--------------------------------------------------------------------------------------------------
6. 실제 적용 사례와 참고 자료
프랑스의 에센셜오일 연구가인 피에를 프랑콤(Pierre Franchomme)는 에센셜오일의 분자 성분이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으며, 그의 저서 『L’aromathérapie exactement』에서는 세스퀴테르펜과 산화물이 신경 안정과 인지력 향상에 기여함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일본 JMAA(일본메디컬아로마테라피협회)는 치매 및 파킨슨병 초기 환자에게 라벤더와 베티버, 로즈마리를 조합한 마사지오일을 사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환자의 수면 질과 긴장 완화, 손떨림 감소 등의 호전을 보고하였다(출처: JMAA Case Report 2021, 비공개 내부자료).
--------------------------------------------------------------------------------------------------
7. 마무리: 향후의 가능성과 과제
아직까지 파킨슨병에 대한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임상적 효과는 제한된 사례 중심이나, 신경 안정, 수면 질 개선, 근육 긴장 완화 등에서 유의미한 보조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아로마테라피는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높이기 위한 자연친화적 접근법으로 주목할 만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참고문헌
• Pierre Franchomme & Daniel Pénoël, 『L’Aromathérapie exactement』, Jollois éditions, 2001
• Kurt Schnaubelt, 『Medical Aromatherapy: Healing with Essential Oils』, Frog Books, pp. 197–203
• M. Buchbauer et al., "Fragrance compounds and essential oils with sedative effects upon inhalation," Journal of Essential Oil Research, 1993.
• 일본메디컬아로마테라피협회(JMAA) 사례보고, 2021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에센셜타임즈 Essential Times – 과학과 자연이 만나는 아로마테라피의 전문 정보 플랫폼
<저작권자 ⓒ 에센셜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MAA 편집실 다른기사보기